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면서, 한국도 금리 인하에 나설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은 17~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년 반 만에 금리를 인하하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로써 연말까지 추가로 0.5%포인트의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최근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0% 상승해,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안정이 이뤄지며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특히 취약계층의 구매력이 위축되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를 둘러싼 고민은 단순하지 않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8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9월 들어서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가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금리를 급격히 내리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를 주시하면서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부동산 가격 상승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는 11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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